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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병원 안녕! 다신 보지말자

by 질척왕 2021. 10. 26.

병원 나왔다

 

1년 3개월 정도 다닌것 같은데 

정말 도망치듯 나왔답니다

거의 응사급으로 나왔고

응사급으로 나온 이유는 정말로 죽을 것 같았다

한달 더 다니면 죽을까봐 나왔어요 ㅠㅠㅠㅠ

 

저는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흔히 말하는 빅5에 신규 간호사로 입사했는데요

원치 않는 부서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입사할때 지원부서 3개를 쓰게 되어있는데 그게 의미가 있나 싶어요

저랑 같이 입사한 동기들도 지원부서 쓴것과 다 다르게 배치가 되어서...^^

 

처음 일 배울때는 다들 못하니까 뭐... ㅎㅎ

저두 못하고 혼나고 아무것도 모른채로 일단 그냥 다녔구요

부당한 일 그런거 저같은 신규 나부랭이가 뭐 어쩌겠냐 하면서

다 받아들이고 애초에 태클 걸 생각도 못하고 착취당하며 그냥 현대판 노예로 다녔습니다

 

밥못먹는거 화장실 못가는 것 심지어 생리대도 못갈아서 

바지에 묻는것도 그래 간호사니까 당연하지 다들 이렇게 일해

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다녔어요

 

보호자 환자 의사 동료 타직종 사람들에게 욕먹는 것도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들을 먼저 생각하고 이해하며 참았습니다

인격모독.. 뭐 그런것도 다 참았죠

 

오버타임 심각하게 해서 하루에 12시간 일하고 추가수당 신청 못하게 하는 분위기에

수긍하고 다녔구요 ㅋ 진짜 미친거 아닌가요? 

 

어떻게 보면 참은 것도 아니고요

내가 안참으면 뭐 어쩌게.. 이런 마음으로 다녔어요

일단 경력이 필요했고 그리고 초반에 힘든것만 버티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아니더라구요

1년이 지나니 이제 내가 당했던 부당한 일들 너무 심하다는 걸 느꼈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괜찮은 줄 알았는데 스스로에게 굉장히 버거웠나봐요

저도 모르는 사이 저의 정신건강이 매우 악화되어

막판에는 자살생각 정말 많이 했습니다

 

휴..............

 

전 일을 못하지도 성격이 이상하지도 않아요

다니면서 그런 말 들어본적 없고 동료들하고 잘 지냈으니까요

사실 떠날때 미련도 있었어요. 사명감 가지고 일했고 환자들에게 잘해주려고 되게 노력했어요.

음.... 병원 다니면서 받은 상처가 많이 커요. 저도 몰랐는데 되게 크게 상처 받았습니다.

 

일단 

병원 자체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간호계.. 그냥 그 조직 자체가 참 간호사들을 보호해주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왔어요 ㅠㅠㅠㅠㅠ 

 

하........ 

제가 다른 곳에 가서도 

다른 조직에 가서도 잘할 수 있을까요?

잘하고 싶고 재밌게 살고 싶네요.